“에이, 동네 사람끼리 직거래하는데 설마 사기를 치겠어?” 네, 칩니다. 그것도 아주 악질적으로요. 예전에는 중고나라 택배 사기가 유행했다면, 요즘은 당근마켓 직거래를 노린 신종 사기 수법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판매자든 구매자든 방심하는 순간 눈 뜨고 코 베이는 게 요즘 중고판이에요. 특히 ‘쿨거래’라는 말에 취해서 물건 대충 보고 돈 입금해 주면 그날 잠 못 잡니다. 오늘은 수만 번의 거래를 거친 썩은 물(?)인 제가 더치트 검색보다 100배 확실한 당근마켓 직거래 사기 예방법 5가지를 짚어드릴게요.
1. 쿨거래병을 버리고 현장에서 무조건 전원 켜서 테스트하세요
특히 아이패드, 스마트폰, 전자기기 살 때는 무조건 현장에서 불량 화소와 버튼 쏠림을 다 눌러봐야 합니다. “바쁘니까 계좌 주세요~” 하고 물건 덜렁 받고 집에 와서 켜봤는데 전원이 안 켜진 적 있으신가요? 당근 채팅으로 따져봤자 “직거래로 이상 없는 거 확인하고 가져가시지 않았냐, 환불 안 된다”고 나오면 경찰에 신고해도 민사로 넘어가서 돈 받기 진짜 피곤해집니다.
만나서 인사 나누고, “작동 확인 한 번만 해볼게요”라고 말하는 걸 절대 미안해하지 마세요. 정상적인 판매자라면 당연히 기다려 줍니다.
- 스마트폰/태블릿: 액정 모서리 터치, 카메라 촬영, 와이파이 잡히는지 확인
- 노트북: 배터리 사이클 확인, 키보드 타이핑 한 번씩 다 쳐보기 이걸 안 하고 집에 가져가서 발견된 하자는 100% 구매자 독박입니다.
2. 입금 화면만 보여주고 도망가는 ‘화면 캡처 사기’ 조심!
“입금했어요~” 하고 보여주는 핸드폰 화면 절대 믿지 마시고, 내 통장에 숫자가 찍히는 걸 내 눈으로 꼭 확인하세요. 이건 요즘 판매자들을 노린 가장 악질적인 수법인데요. 물건을 받고 돈을 이체하는 척하면서, 미리 만들어둔 ‘송금 완료’ 가짜 합성 화면이나 예약 이체 화면을 폰으로 스윽 보여줍니다. 판매자가 어두컴컴한 길거리에서 화면만 대충 보고 “네, 확인했습니다” 하는 순간 범인은 물건 들고 냅다 튀어버려요.
나중에 폰으로 은행 어플 켜보면 돈은 당연히 안 들어와 있죠. 계좌이체로 돈을 받기로 했다면, 반드시 내 폰의 은행 어플 알림(푸시)이 울리는 걸 확인하거나, 내가 직접 어플에 접속해서 잔액이 늘어난 걸 확인한 뒤에 물건을 넘겨주세요.
3. 요즘 유행하는 3자 사기, 직거래에서도 털릴 수 있나요?
네, 당근 채팅 닉네임과 현장에 나온 사람, 그리고 입금자명 3개가 모두 일치하는지 무조건 확인해야 합니다. 3자 사기는 보통 택배 거래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직거래에서도 흔합니다. 사기꾼이 A(진짜 판매자)와 B(진짜 구매자) 사이에서 양쪽으로 뻥을 치고 돈만 중간에서 가로채는 수법이죠.
만약 내가 판매자인데, 현장에 나온 사람이 “제가 바빠서 제 동생이 나갈 거예요~ 입금은 남편 이름으로 할게요” 이런 식으로 밑밥을 깐다면 일단 99% 사기를 의심하세요. 현장에 나온 사람에게 당근마켓 채팅창을 열어달라고 해서 나와 대화한 상대방이 맞는지 그 자리에서 인증하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4. 물건을 넘겨줄 때 CCTV가 있는 밝은 곳을 접선 장소로 잡으세요
골목길 구석이나 인적 드문 공원 벤치 말고, 편의점 앞이나 지하철역 개찰구 앞이 최고입니다. 혹시라도 먹튀를 당하거나 현장에서 억지 트러블이 생겼을 때, 가장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건 CCTV입니다. 경찰에 신고하려 해도 인상착의나 도망간 방향을 잡지 못하면 미제 사건으로 남기 십상이에요.
항상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고, 사방에 방범용 CCTV나 상가 CCTV가 빵빵하게 돌아가는 편의점 앞, 은행 ATM 앞, 아파트 단지 정문(경비실 앞)에서 만나세요. 사기꾼들은 이런 밝고 노출된 장소를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장소를 편의점 앞으로 잡는 것만으로도 잔챙이 사기꾼들을 절반은 걸러낼 수 있습니다.
5. 더치트 검색은 필수지만 맹신은 금물입니다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더치트에 검색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단, ‘최초 사기’는 걸러내지 못해요. 더치트(TheCheat) 어플에 상대방 전화번호나 계좌번호를 쳐보는 건 10초면 끝납니다. 피해 사례가 단 1건이라도 뜨면 그 거래는 바로 파토 내시면 됩니다.
문제는 사기꾼이 작정하고 어제 막 개설한 대포통장이나 선불폰 번호를 들고 오면 더치트에는 ‘피해 사례 없음’으로 뜬다는 겁니다. 즉, 더치트에 안 뜬다고 100% 천사가 아니라는 뜻이죠.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1번부터 4번까지의 직거래 철칙을 몸에 배도록 연습하셔야 합니다.
좋은 물건을 싸게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쌩돈 몇십만 원을 지키는 게 훨씬 더 중요하잖아요? 조금 피곤하더라도 꼼꼼하게 따져서 기분 좋은 당근 생활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