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일주일 전에 가장 자주 막히는 질문이 “엔화 얼마나 바꿔가야 하나요”입니다. 검색하면 20만 원, 30만 원 같은 숫자가 나오는데, 그 숫자들은 글쓴이의 일정에서 나온 값이라 내 일정에는 안 맞습니다. 도쿄에서 편의점과 체인 식당만 다니는 3박과, 규슈 소도시에서 온천과 노포를 도는 3박은 필요한 현금이 두 배 이상 차이 납니다.
계산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총 예산의 몇 퍼센트가 아니라, 현금으로만 결제되는 지출이 몇 번 생기는지만 세면 됩니다.
1단계. 카드가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을 먼저 나눈다
일본도 도심은 카드 결제가 넓게 됩니다. 문제는 여행자가 굳이 찾아가는 곳들이 안 되는 쪽에 몰려 있다는 점입니다.
대체로 카드가 되는 곳
편의점, 체인 음식점과 프랜차이즈 카페, 백화점과 드럭스토어, 대형 가전 양판점, JR 창구와 신칸센 예약, 체인 호텔, 대형 관광시설 입장권.
현금을 준비해야 하는 곳
포장마차와 개인이 운영하는 노포 식당, 신사의 사이센함·오미쿠지·고슈인, 역과 관광지의 코인로커, 일부 노선버스와 노면전차, 재래시장 점포, 소도시의 택시, 자판기와 가샤폰, 축제 기간 노점, 소규모 온천 시설의 입욕료.
이 목록을 보면 왜 총 예산 비율로 계산하면 안 되는지가 보입니다. 숙박비와 항공권이 아무리 커도 그건 전부 카드로 나가고, 현금은 단가는 작지만 건수가 많은 지출에 붙습니다.
2단계. 1인 1일 현금 예산을 계산한다
아래 식이면 충분합니다.
1인 1일 현금 = 고정 잡비 1,000엔 + (현금 전용 식사 횟수 × 단가) + 지역 가산
- 고정 잡비 1,000엔: 코인로커 400~700엔, 사이센, 자판기, 잔돈 결제가 여기 들어갑니다. 하루에 로커를 두 번 쓰는 날은 1,500엔으로 올립니다.
- 현금 전용 식사 단가: 포장마차나 노포 한 끼를 1,500~2,500엔으로 잡습니다. 술을 곁들이면 상단으로 갑니다.
- 지역 가산: 대도시 도심 중심 일정은 0엔, 소도시·온천지 일정은 2,000엔, 마쓰리나 야타이가 일정에 들어가면 3,000엔을 더합니다.
이 식을 세 가지 일정에 넣어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 일정 유형 | 1인 1일 현금 | 2인 총액(예시) |
|---|---|---|
| 도쿄·오사카 도심 3박 4일, 현금 식사 하루 1회 | 약 2,500엔 | 약 20,000엔 |
| 규슈 소도시·온천 3박 4일, 현금 식사 하루 1~2회 | 약 5,000엔 | 약 40,000엔 |
| 축제·야타이 중심 2박 3일 | 약 6,000엔 | 약 36,000엔 |
여기에 비상용 10,000엔을 따로 봉투에 넣어 캐리어에 둡니다. 카드 결제 승인이 막히거나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 쓰는 돈이고, 안 쓰면 그대로 가져오면 됩니다.
도심 일정 2인 3박 4일이면 3만 엔 안팎. 흔히 말하는 “20만 원어치” 근처인데, 왜 그 숫자인지 근거가 생겼다는 점이 다릅니다. 일정에 온천 마을이 하루 들어가면 그 자리에서 1만 엔을 더 얹으면 됩니다.
3단계. 같은 10만 엔이어도 조달 방법에 따라 비용이 다르다
환전 방법은 크게 셋입니다. 비용 구조가 서로 달라서, 금액이 커질수록 차이가 벌어집니다.
| 방법 | 비용이 붙는 지점 | 10만 엔 기준 대략 |
|---|---|---|
| 은행 사전 환전(모바일 신청 후 수령) | 매매기준율 대비 스프레드에 우대율 적용 | 우대 50%면 약 900엔 상당, 우대 90%면 약 200엔 상당 |
| 트래블카드 충전 후 현지 ATM 인출 | 충전 시 환전 수수료 + ATM 이용 수수료 | ATM 수수료 몇 회분. 인출 횟수를 줄일수록 유리 |
| 공항 환전소 현장 환전 | 우대율이 가장 낮음 | 위 두 방법보다 확실히 비쌈 |
엔화 스프레드는 통상 매매기준율의 1%대 후반이고, 은행 우대율은 고객 등급과 이벤트에 따라 크게 흔들립니다. 트래블카드 계열은 엔화 환전 수수료 면제를 내세우지만 현지 ATM 기기 이용료는 별개라는 점이 자주 빠집니다. 세븐은행은 해외 발행 카드의 ATM 이용 수수료가 카드 브랜드에 따라 다르다고 안내하고, 1회 인출 한도는 IC 카드 10만 엔, 마그네틱 카드 3만 엔으로 두고 있습니다(https://www.sevenbank.co.jp/intlcard/card2.html).
여기서 실용적인 판정 규칙이 나옵니다.
- 필요한 현금이 2~4만 엔이면 방법 간 차이가 수백 엔에서 천 엔 남짓입니다. 편한 쪽으로 하세요. 이 금액에 우대율 비교하느라 반나절 쓰는 건 손해입니다.
- 10만 엔을 넘어가면 우대율과 ATM 수수료 면제 조건을 먼저 확인할 값어치가 있습니다. 카드사·은행 공식 안내는 자주 바뀌므로 출발 직전에 다시 봅니다.
- ATM 인출은 횟수를 줄입니다. 기기 이용료가 건당 정액이라 2만 엔씩 다섯 번 뽑으면 10만 엔 한 번보다 비쌉니다.
환율 타이밍을 맞추는 것보다 수수료 구조가 금액이 큽니다
환율이 언제 좋아질지 보다가 출국 전날 급하게 공항에서 바꾸는 게 가장 흔한 실패입니다. 여행 경비 규모에서 환율 1~2% 차이는 10만 엔 기준 몇천 원 수준인데, 우대율을 놓치거나 ATM을 여러 번 쓰면 그만큼이 그대로 나갑니다.
굳이 시점을 나누고 싶다면 출국 4~6주 전부터 두세 번에 걸쳐 나눠 환전하거나 충전하면 됩니다. 기준이 되는 매매기준율은 서울외국환중개(https://www.smbs.biz/ExRate/StdExRate.jsp)에서 확인할 수 있고, 실제 적용 환율은 거래하는 은행·카드사 고시 환율을 봐야 합니다.
남은 엔화, 특히 동전 처리
- 동전은 재환전이 사실상 안 됩니다. 귀국 전날 편의점 결제, 자판기, 교통 IC카드 충전으로 털고 오는 게 가장 깔끔합니다.
- 지폐는 남겨도 됩니다. 다시 원화로 바꾸면 스프레드를 한 번 더 물기 때문에, 다음 일본 여행 계획이 있으면 그대로 보관하는 편이 손해가 적습니다.
- 트래블카드 잔액도 같은 이유로 재환전을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카드사별로 잔액 유지 조건과 재환전 수수료가 다르니 약관을 확인하세요.
- 공항에는 잔돈 기부함이 있습니다. 소액 동전만 남았다면 선택지입니다.
자료 확인일: 2026년 8월 29일. 환전 스프레드, 우대율, ATM 이용 수수료, 인출 한도는 은행·카드사·ATM 운영사 정책에 따라 수시로 바뀝니다. 출발 직전에 이용하는 금융회사 공식 안내로 다시 확인하세요.
카드를 무엇으로 고를지가 아직 안 정해졌다면 아래 글이 수수료 구조를 비교합니다.